광복 80돌 ‘기억에서 희망으로’…광주의 세가지 약속
- 일제강제동원 시민역사관·기록물 유네스코 등재·참전기념탑 건립
- 광주시, 광복 80주년 경축식 광주역 ‘스테이지(STA․G)’서 개최
- AI·미래차산업으로 수도권·영남 중심 구조를 뛰어넘는 도약 표명
-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오월어머니 애국가 불러 감동
- 강기정 시장 “과거 기억하고 책임지며, 미래로 도약 광주 만들 것”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15일 광복 8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에도,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80년 5월의 철저한 고립 속에서도 광주는 나라가 어려울 때면 늘 앞장서서 방향을 제시하고, 국난을 극복해 낸 도시였다”며 “광주의 힘은 역사를 잊지 않고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에서 나오고, 우리는 자랑스러운 빛고을 광주를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이날 광주의 새로운 창업공간 스테이지(STA․G)에서 열린 ’광복 80주년 경축식’에 참석해 “광주역 일대는 일제강점기 물자 수탈의 길목이자 청년·학생들의 저항 공간이었으나, 현재는 창업가들이 꿈을 키우는 곳으로 탈바꿈했다”며 이러한 공간의 변화를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어낸 상징이라고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로 도약하는 광주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강 시장은 “광주역 일대의 변화를 시작으로 아픔을 간직한 광주의 공간들을 희망으로 채워나가겠다”며 “옛 광주교도소는 시민 모두가 누리는 문화시설로, 적십자 병원은 창업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강 시장은 “국가균형발전의 핵심축으로 인공지능(AI)과 모빌리티 분야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희망광주를 힘주어 말했다.
광주시는 현재 국가AI데이터센터가 가동 중이며, 158개 기업과 637개 일자리가 광주에 유치된 상태다. 특히 6000억원 규모의 인공지능(AI) 2단계 사업 확정과 1000개 인공지능 기업 유치, 첨단3지구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상생형 일자리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9월 20만 대 생산 달성을 앞두고 있으며, 2027년 35만 대 생산이라는 목표를 향해 진행 중이다. 새롭게 조성될 100만평 미래차국가산단에는 2조원 규모의 ‘AI 모빌리티 신도시’가 들어설 예정이다.
강 시장은 “광주가 5·18을 지켜낸 덕분에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었다. 5·18에 민주화운동이라는 이름을 찾아준 것처럼 일제강제동원의 아픈 역사도 지켜낼 것이다”고 강조했다.
강 시장은 그러면서 ‘광주의 세 가지 약속’ 실현을 다짐했다. 광주의 세 가지 약속은 ▲일제강제동원시민역사관 조성 ▲고(故) 이금주 회장의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참전기념탑 건립 등이다.
강 시장은 “전방·일방 부지는 일제강점기 가슴 아픈 수탈과 강제 동원, 산업화 시기 공장 노동자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공간인 그곳에는 복합쇼핑몰 공사가 한창이다”며 “이 역사관은 더 많은 사람에게 일제강제동원의 부당함을 알리고,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성찰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역사관 건립은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의 제안과 광주시의 결단, 민간사업자의 협력으로 이뤄지는 사업이다.
이어 역사관의 중요한 콘텐츠가 될 고(故) 이금주 회장이 수집한 일제강제동원 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주시는 참전기념탑 건립에도 속도를 낸다. 강 시장은 “독립운동기념탑 가까이에 참전기념탑을 세우려는 것은 나라를 되찾으려는 독립운동과 나라를 바로 세우려는 민주화운동, 나라를 지키려는 참전은 모두 나라를 사랑하는 하나의 마음이기 때문이다”며 “광주는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한 모든 분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보답하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광주의 시간, 기억에서 희망으로’를 주제로 창업 거점인 광주역 ‘스테이지(STA‧G)’에서 광복80주년 경축식을 개최했다. 항일·민주정신과 촛불로 정의를 지켜온 광주정신, 인공지능(AI)·미래차 첨단산업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시민의 꿈을 함께 담았다.
경축식에는 강기정 시장을 비롯한 고욱 광복회광주시지부장,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 양금덕 할머니, 오월어머니집 어머니, 광주형 통합돌봄 수행기관, 창업가, 대학생, 마을활동가 등 시민이 함께해 광복의 의미를 되새겼다.
과거 항일·민주정신과 미래의 희망을 잇는다는 의미를 담아 애국자 제창도 특별하게 구성됐다. 윤석열 정부에서 수여가 보류됐다 지난 8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현장에서 직접 애국가 1절을 무반주로 불러 감동을 자아냈다. 2절부터는 오월어머니집 어머니들의 애국가 제창 영상에 맞춰 참석자 전원이 함께했다.
경축식에서는 세대와 분야를 아우른 시민들이 참여한 기념영상 ‘시민의 기억과 희망’이 상영도 눈길을 끌었다. 현장 객석에서는 배우들이 무대와 객석을 오가며 광주 시민의 네 가지 꿈(인공지능과 창업, 복합쇼핑몰, 광주다움 통합돌봄, 민주주의 가치)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만세삼창은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대통령표창)이 추서된 고(故) 박일구 애국지사 증손자인 박신욱씨가 선창하고 참석자 전원이 만세를 외쳤다.
강기정 시장은 경축식에 앞서 상무시민공원에서 열린 참전기념탑 예정부지 지정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이어 광주독립운동기념탑에서 참배하고 희생자들을 기렸다.
<저작권자 ⓒ 뉴스 꽃,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양나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