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입자 가속기 건설을 위한 핵심 기술, 한국 연구진 손으로 개발


국내 가속기 및 입자물리 공동 연구팀은 6월 7일 유럽입자물리연구소(Conseil Europeen pour la Recherche Nucleaire, CERN)와 가속기 및 검출기 R&D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MOU를 체결한 국내 가속기 및 입자물리 공동 연구팀에는 강릉원주대 김민석 교수, 경북대 이세욱 교수, 경희대 고정환 교수, 부산대 임상훈 교수, 서울시립대 이상훈 교수, 성균관대 김범규 교수, 연세대 유휘동 교수, 포항가속기연구소 강흥식 소장, 한양대 김태정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CERN 연구소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핵 및 입자물리학 연구를 목적으로 스위스 제네바 지역에 건설됐으며, 입자물리학 최전선에서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입자물리연구소이다.

특히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 WWW)과 컴퓨팅 GRID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연구소로, 오늘날 전 세계적인 정보화 사회를 만드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다.

CERN 연구소는 지난 2009년부터 세계 최고의 거대 강입자 가속기(Large Hadron Collider, LHC)를 가동하고 있으며 2012년 '신의 입자'라고 불리는 힉스 보존(Higgs Boson)을 발견해 미시 세계 현상에 대한 인류의 지식을 크게 향상시켰다.

현재 가동 중인 LHC 실험의 후계자가 될 차세대 입자 가속기(Future Circular Collider, FCC) 실험을 계획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FCC 프로젝트는 전자와 양전자를 충돌시켜 힉스를 대량 생산하고 그 성질을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한 1단계와 양성자빔을 가속해 100 테라볼트(TeV) 에너지로 충돌하고 여기서 발생한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물리 현상 발견을 목표로 하는 2단계로 구성돼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LHC의 약 4배에 해당하는 100 킬로미터(km)의 터널을 수백 미터(m) 지하에 건설하고 차세대 기술을 개발해 가속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FCC 프로젝트는 2040년대 중반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1단계 실험 건설 비용만 약 1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과학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2028년 프로젝트 승인을 시작으로 2030년대 초반부터 건설을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 입자물리학 연구자들은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2010년대 중반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해 왔으며, 2019년 출판된 가속기 및 검출기 개념 설계 보고서에 한국 연구진의 디자인 설계 연구 결과가 포함됐다.

이후 국제 공동연구진을 이끌고 시뮬레이션 및 프로토타입 제작, 테스트 관련 연구를 주도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 입자물리학 연구진은 이중 정보 판독 열량계(Dual-Readout Calorimeter) 연구를 세계적으로 선도하고 있다.

유휘동 연세대 교수는 "본 MOU를 통해 한국 연구자들이 진행해 온 차세대 검출기 기술 개발 연구를 더욱 공고히 하고 다양한 검출기 분야로 연구를 확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지난 수십 년간 방사광 가속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 낸 포항가속기연구소가 MOU에 참여해 향후 CERN과 협력을 통해 전자-양전자 충돌 실험에 필요한 가속기 기술 개발을 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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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