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발주계약, 원자재값 상승 등 반영…기업 부담 낮춘다

‘지방계약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물가변동 조정요건 등 개선

# A시는 B업체와 도로확장공사 계약을 6월 1일 체결했으나 이후 B업체의 부도로 계약이 해지됐다. 이에 계약 잔여분에 대해 C업체와 9월 11일 수의계약을 했으나 물가상승분이 계약금액에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


# C업체는 수의계약 체결일인 9월11일로부터 90일이 지나야 계약금액 조정이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기존계약 체결일로부터 90일이 지나고 물가변동 요건이 충족되면 9월11일부터라도 계약금액 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정부가 자치단체가 발주하는 계약에 있어 물가 변동이나 원자재 가격 상승 시 계약금액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이에 물가변동분 반영 기준을 변경하고 공사 자재 가격 인상 시 계약금액 조정 요건 등을 완화한다. 또한 중소기업 기술개발제품 13종 모두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기존 9종에서 4종을 추가로 확대한다.


행정안전부는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계약법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17일부터 9월 26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먼저 지자체와 업체 간 계약 해제·해지에 따라 다른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때 새로운 계약당사자가 적정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물가변동 조정 요건이 개선된다.


이에 기존 계약 체결일을 기준으로 90일이 경과하고 품목조정률이 100분의 3 이상 증감된 경우에는 물가변동분을 반영해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


그동안은 업체의 부도·영업정지 등으로 계약이 해제·해지된 경우 자치단체는 새로운 업체와 당초 계약금액 그대로 수의계약을 체결해야 했다.


기존 계약이 아닌 새로운 계약 체결일을 기준으로 90일 경과 조건이 적용되고 있어 새로운 업체는 기존 계약기간 동안의 물가변동분을 보장받기 어려웠다.


앞으로는 계약 해제·해지에 따른 수의계약 때 기존 계약일을 기준으로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을 할 수 있다.


공사 자재의 가격 급등 시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는 요건도 완화한다. 기존에는 특정규격 자재의 비중이 공사비(순공사원가)의 1%를 초과해야 했으나 0.5%를 초과하면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현재는 건설공사 등에서 특정규격 자재의 비중이 공사비의 1%를 초과하고 가격증감률이 입찰일 대비 15% 이상인 경우에 자잿값 인상분을 반영해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자재의 계약금액이 공사비의 1%를 초과하는 사례가 드물어 실제 제도 적용대상이 많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조달기업의 비용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특정규격 자재의 비중이 공사비의 0.5%를 초과하면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한편 현재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중소기업 기술개발제품 13종 중 9종에 대해서만 수의계약이 가능한데, 앞으로는 나머지 4종도 포함된다.


개정안에서는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나머지 녹색기술제품, 산업융합품목, 산업융합 신제품 적합인증제품, 물산업 우수제품 4종에 대해서도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최병관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 고금리 등으로 건설업계·제조업체 등 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라면서 “이번 제도 개선이 계약대가의 적정성을 높이고 기업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관보 또는 국민참여입법센터( http://opinion.lawmaking.go.kr )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개정안에 대한 의견은 우편, 팩스, 국민참여입법센터를 통해 제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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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