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에서 깨어나 일본연수 광주청년들 “이제 집 밖으로 나갈 자신감 생겼어요”
- 광주시‧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일본서 ‘한일청년포럼’ 개최
- 광주 은둔청년 3명, 은둔 경험‧연수 소감 등 솔직히 털어놔
- 강기정 시장 영상축사 “한일 함께 청년 지원 미래 그려가자”
“일본 연수를 통해 집 밖으로 나가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었고, 공동생활을 하면서 사람 만남에도 자신감이 생겼어요.”
광주광역시(시장 강기정)와 광주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는 지난 28일 일본 요코하마시에서 ‘제12회 한일청년포럼’을 개최했다.
‘한일청년포럼’은 한국과 일본의 청년지원조직이 은둔형외톨이, 고립청년, 니트족, 보호종료청년 등 취약 청년에 대한 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토론의 장이다.
※ 니트족 : 15~34세 사이의 인구 가운데 미혼으로 학교에 다니지 않으면서 가사일도 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
이날 포럼은 광주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와 일본 K2인터내셔널그룹이 주최·주관하고 광주시와 일본 요코하마시가 후원했다.
한일청년포럼은 ‘청년지원의 변화와 지속, 미래를 향한 도전’을 주제로 광주 은둔청년 3명 등 한·일 은둔 당사자와 가족, 유관기관 종사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됐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영상축사를 통해 “이번 한일청년포럼은 은둔고립 청년들이 활발히 교류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다. 포럼을 시작으로 한국과 일본이 청년 지원 미래를 함께 그려가면 좋겠다”며 “광주시도 연대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패널 토론에서는 취약청년 지원 전문가인 긴조 타카카즈 오키나와청년자립지원센터 츄라유이 대표, 깃가와 노조미 NPO Buen Camino 대표, 이소다 코지 NPO Good! 대표, 야마모토 마사토 K2인터내셔널재팬 본부장, 백희정 광주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사무국장, 모세종 고은인지원센터장이 참여해 한·일 양국의 취약청년과 관련된 다양한 현장 사례를 공유하고 지원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전문가들은 “은둔은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은둔자 개인의 문제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를 변화시켜야 한다”며 “청년에 한정된 지원이 아닌 전 연령을 통합적으로 지원해야 실효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사자 토크에서는 광주 은둔청년 3명이 무대에 나서 ‘히키코모리 지원 연수 프로그램’ 활동에 대한 소감과 자신의 은둔 경험을 발표해 의미를 더했다.
광주 은둔청년 3명은 광주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를 통해 9월 1일부터 30일까지 한달간 일본 K2인터내셔널그룹의 ‘히키코모리 지원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히키코모리 연수는 은둔형외톨이의 사회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공동생활, 동료 만들기, 취업 트레이닝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발표자로 나선 한 은둔청년은 “낮과 밤이 바뀐 일상을 살았지만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정상적인 삶이 가능하도록 생활습관이 개선됐다”며 “그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기력한 삶을 지내왔다.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가 일본어 공부를 더 하면서 자기계발에 집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또 연수 프로그램 중 사회활동 연수의 하나로 연습한 뮤지컬 ‘리어왕’을 일본 은둔청년들과 함께 공연하는 등 ‘세상 밖으로 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최선영 돌봄정책과장은 “광주 은둔청년들이 일본 연수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가 된 것 같아 기쁘다”며 “앞으로도 은둔청년들에게 사회복귀를 위한 동기부여와 변화의 계기가 될 실효성 있는 지원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 민간보조사업으로 운영 중인 광주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는 지난 2022년 전국 최초로 은둔형외톨이 지원을 위해 설립됐으며, 사각지대에 있는 은둔자와 가족들을 위한 체계적 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센터는 지난 2022년 4월부터 올해 8월까지 총 104명의 은둔 당사자에게 1030건의 상담 등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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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