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권도시포럼 개막…광주서 ‘시민공간 확대’ 모색
- 10⁓11일 김대중센터…‘시민공간과 인권도시’ 주제
- 전쟁‧기후위기‧자본에 빼앗긴 공간, 반인권적 전락
- 김동춘 교수 “인권친화적 도시개발, 시민참여” 강조
- 백태웅 교수 “관심만으론 부족, 이젠 행동 나설 때”
- 강기정 시장 “시민공간 담론으로 연대의 길 찾아야”
‘제14회 세계인권도시포럼’이 1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막했다.
광주광역시(시장 강기정)는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 유네스코, 국가인권위원회, 광주광역시교육청과 공동으로 ‘제14회 세계인권도시포럼’을 10~11일 이틀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시민공간과 인권도시’를 주제로 6개 분야 20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첫날 오후 열린 개막행사에는 강기정 시장을 비롯해 서용규 광주시의회 부의장, 박병규 광산구청장, 김중섭 세계인권도시포럼 기획위원장, 김동춘 성공회대 명예교수, 백태웅 하와이대 교수, 신형식 국민주권연구원장, 모르텐 샤에름 덴마크 라울발렌베리인권연구소 교수, 개런스 사라트 유네스코 성평등프로젝트 담당자, 야니카 푸이스토 UN 인권최고대표사무소 인권담당관, 아만다 플레티 세계지방정부연합 책임자 등 전 세계 200여명의 인권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소수자 인권, 기후위기에 따른 재난, 전쟁과 테러로 고통받는 도시과 시민들까지 우리는 위태로운 인권에 직면해 있다. 세계인권도시포럼을 지속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온전하게 자유를 누리고 평등할 수 있는 시민공간의 담론을 논의하면서 연대의 길을 찾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또 “오랜 세월,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정을 통해 가정과 일터, 학교와 마을, 도시 등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물리적 공간은 많이 확장됐으나 공간 안에서의 인권은 침체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그 공간 안에 담아내야 할 ‘우리 모두의 자유’이고, 이를 위해 광주는 포용도시로서 품을 더욱 넓히겠다”고 강조했다.
인권 전문가들은 이번 포럼에서 시민공간의 문제를 인권 관점에서 재정비하고 지방정부 차원의 제도와 정책을 논의한다.
기조발제로 나선 김동춘 성공회대학교 명예교수는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주거 빈곤층, 시장자본주의로 인한 노동공간 축소, 전쟁으로 인한 대규모 이주민과 난민 발생, 경제력에 따른 공간 차별, 기후위기로 인한 생존권 위협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시민공간 위협의 문제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생존할 수 있는 공간 자체를 말살하고 있는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장 잔혹한 폐쇄 공간, 인권침해의 현장”이라고 지적하면서 “도시에서의 시민참여를 위한 다양한 물리적 상징적인 공간 확보, 개방적인 시민공간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강화시키고 도시에 활력을 더해줄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정부와 시민사회의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체회의 발제자로 나선 백태웅 하와이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현재 세계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0여년의 수단 내전, 스리랑카 내전 등 전쟁 속에서의 실종‧구금·고문, 홍콩과 미얀마, 태국과 필리핀 등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의 심각한 인권침해 등 시민사회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에서도 검찰의 과도한 정치개입 우려가 크게 제기된다. 국가 공권력 남용에 대한 시민사회의 대응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대중과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이어 “정치와 사회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시민들이 사회적 핵심 쟁점과 어젠다를 위한 실제 행동이 필요한 때이다”고 강조했다.
이진순 재단법인 와글 이사장은 “디지털 정보통신혁명은 시민참여와 시민행동의 공간을 획기적으로 확장하고 온라인 거버넌스 수립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지만 확증 편향, 공론장의 파편화, 언론권력의 사유화, 혐오와 적대 팬덤의 문제를 발생시켰다”며 “이것은 반민주적일 뿐만 아니라 시민적 덕성을 훼손하고 왜곡하므로 깨어 있는 시민의 힘을 자각하고 공동선을 위한 시민공론장으로서의 건강성을 복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위브케 윈터 독일 뉘른베르크시 인권담당관은 뉘른베르크가 나치 과거의 역사적 책임을 바탕으로 평화와 인권의 도시로 발전해 온 과정과 시민사회의 참여와 인권 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공공 공간을 통한 시민 참여 증진, 인권 프로그램의 도입, 극우 극단주의에 대한 대응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인권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에는 신형식 국민주권연구원장, 박병규 한국인권도시협의회장(광산구청장), 모르템 샤에름 스웨덴 라울발렌베리인권연구소 겸임교수가 참여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전체회의 뿐만아니라 다양한 영역의 인권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는 14개 중소회의도 열린다.
디지털 시민공간에서의 여성인권 보장 방안을 논의한 ‘여성회의’, 국제인권규범의 지역적 이행을 위한 지방정부의 유엔인권제도 참여 촉진 방안을 논의한 ‘국가인권위원회 특별회의’, ‘유니버셜 디자인과 장애인권’을 주제로 정책형성 과정에서 장애 당사자의 참여와 권리 보장에 대해 논의한 ‘장애회의’, 시민공간의 축소와 왜곡 요인을 분석하고 다양한 시민공간의 가능성을 논의한 ‘시민사회 활성화 회의’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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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