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다움 통합돌봄’ 세계가 주목한 이유는? ‘누구나·협업·관계’ 세가지 키워드에 답 있다

- ‘선별복지’에서 ‘보편복지’로…‘누구나’ 긴급한 순간에 도움
- 시-자치구-동-시의회-민간기관, 지역사회 협업이 성공요인
- ‘본인 신청주의’ 한계 극복…관계돌봄·지속가능 공동체 씨앗
- 의무방문때 복지사·간호사 동행 등 광주만의 통합모델 구축

‘광주다움 통합돌봄’이 돌봄제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혁신성을 인정받아 세계 최고 권위의 ‘세계지방자치단체연합(UCLG) 국제도시혁신상 최고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 24만개 도시가 가입된 최대 국제기구인 UCLG는 왜 ‘광주다움 통합돌봄’에 주목한 걸까?

광주시는 누구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보편성’, 지역사회가 함께 이뤄낸 ‘협업’, 끊어진 공동체의 연결로 실현한 ‘관계돌봄’, 이 세가지 키워드에 답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UCLG는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기존 돌봄체계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공동체가 협업을 이룬 점, 도시가 처한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적 돌봄시스템을 만든 혁신성, 세계 각국으로 사례 전파 가능성 등을 높이 평가했다.

세계 100여도시 시장들이 참가한 ‘광저우 세계시장포럼’에서도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새로운 민주주의 정책의 혁신을 개척했다”는 찬사를 받는 등 국제무대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광주다움 통합돌봄 뭐가 특별할까?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기존 대한민국 돌봄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여러 조건을 과감히 없앴다.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만 선택 지원하는 ‘선별주의’에서 질병·사고·노쇠·장애 등으로 돌봄이 필요할 때 연령·소득 등에 상관없이 돌봄이 필요한 시민이라면 ‘누구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보편주의’를 택했다.

복지정책의 고질적 한계인 ‘본인 신청주의’도 과감히 버렸다. 기존 돌봄제도는 본인의 신청이 전제돼야 하지만 우울·고립 등 극심한 위기에 놓인 시민은 제도가 있는지 알기 어렵고 알아도 신청하지 못할 때도 있는 만큼 광주는 신청하지 않아도 돌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민(초고령노인·심한장애인 등)은 먼저 찾아가는 ‘의무방문’을 통해 어려움을 살피고 사각지대와 빈틈을 메우고 있다.

또 전화 한통이면 신청 가능한 단일창구 ‘돌봄콜 1660-2642(이웃사이)’를 개설했다. 기존 돌봄제도는 필요한 서비스마다 각각 찾아서 신청해야 했지만 누구나 손쉽게 돌봄을 요청할 수 있도록 돌봄콜을 개설, 칸막이를 없애 시민 편의를 높이고 전화 한통이며 필요한 서비스를 원스톱 연계 받을 수 있다.

■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돌봄체계, 어떻게 가능했을까?
먼저 광주시는 치열한 논의 끝에 시·자치구·시민단체·전문가가 모인 전담팀(TF)을 통해 혁신적인 전달체계를 갖추기 위한 광주만의 시스템을 만들었다.

기존 돌봄제도의 한계로 꼽히는 ‘선별주의’, ‘본인 신청주의’를 보완하기 위해 시스템을 설계했다. 1:1 사례관리담당 공무원(케어매니저)을 지정하고 가정방문을 통해 돌봄계획을 수립, 기존 돌봄제도를 먼저 연계한다. 기존 돌봄제도로는 불가능할 경우 가사·식사지원·병원동행·안전생활환경 등 새롭게 신설된 16종의 서비스를 지원하고, 위급한 경우에는 긴급돌봄을 우선 지원하는 통합형 모델이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광주시와 자치구의 강력한 추진 의지에 더해 담당 공무원들의 헌신, 민간기관과 시의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 시민사회단체와 학자들의 전문적인 조언, 가장 가까이에서 어려운 이웃을 찾아내는 시민까지 도시 공동체의 ‘협업’이 있기에 가능했다.

이를 위한 조직 신설과 재정적 지원도 뒤따랐다. 시와 자치구는 실행력 확보를 위해 돌봄과를 신설했고, 97개 동에 사회복지사와 간호사 368명을 사례관리담당 공무원(케어매니저)로 배치했다. 특히 복지사와 간호사가 동행, 생활환경과 건강상태를 동시에 확인하고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설계하는 부분 또한 타 지자체에서는 시도하지 못한 광주다움 통합돌봄의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 4월 시작 이후 9개월 동안 진행한 의무방문은 무려 1만2376건에 이른다. 의무방문이 시민 신청(1만434건)을 웃돌 정도로 활발히 추진돼 복지 사각지대가 대거 발굴되는 성과를 거뒀다.

■ 관계돌봄, 끊어진 공동체를 잇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관계 맺기를 통해 공동체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고 돌봐주는 ‘관계돌봄’의 씨앗이 뿌려진 것이다. 의무방문 시 가정방문 전에 사전 연락을 취하고, 마음의 문을 열기까지 천천히 여러 차례 반복해서 찾아가며 관계를 쌓으며 맞춤형 돌봄지원을 설계한다. 서비스기관인 민간기관에서도 신뢰형성 또 경찰서, 병원, 복지센터, 주민봉사단체 등 주변 사람(기관)의 신청도 이어지며 주위의 어려운 시민을 돕기 위한 시민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광주다움 통합돌봄이 ‘본인 신청주의’를 과감히 버렸기에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순간, 신속히 돌봄지원이 가능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광주다움 통합돌봄의 유연한 시스템은 이웃에 대한 관심과 기관 간 협업을 확장시키는 상승효과(시너지)를 내고 있다.

광주시는 광주다움 통합돌봄 서비스 지원이 끝난 뒤에도 가족·이웃 간 관계돌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이웃돌봄단’(가칭)과 같은 지역사회 기반을 마련했으며, 자치구 마다 특화서비스도 별도로 진행해 돌봄제도의 새로운 역사를 계속해서 써나갈 예정이다.

한편 광주시는 ‘광주다움 통합돌봄’ 정책으로 제6회 국제도시혁신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 54개국 193개 도시 330개의 우수정책 중 5개 정책만이 최고상으로 선정됐다.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세계대도시연합(Metropolis), 중국 광저우시(세계대도시연합 공동회장도시)가 공동 주관한다. 도시의 혁신사례를 발굴하고, 상호 공유하여 세계 도시 간 공동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2012년 설립되어 국제적으로 권위와 명성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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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