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급식카드로 식품은 되고 봉투는 못사? 황당규제 10건 살펴보니
국조실, ‘황당규제 공모전’ 통해 우수 제안과제 선정…“법령 개정·제도 개선 등에 속도”
#A아동은 편의점에서 아동급식카드로 도시락, 물 등을 살 때 이를 담을 봉투는 같이 살 수 없다. 현재는 아동급식카드로 식품은 구매할 수 있지만 비식품인 봉투는 구입할 수 없다.
#B씨는 주민센터에 고령자 운전면허를 자진반납하는 경우 교통카드를 지급해준다는 소식을 듣고 거동이 어려운 80대 아버지의 운전면허를 대리반납하기 위해 주민센터를 찾았다. 그러나 담당자로부터 고령자 본인의 운전면허는 반납할 수 있지만 대리반납은 불가능하므로 대리반납을 위해선 경찰서로 가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홍보 업무 담당자인 C씨는 포털 사이트에서 관리자 계정을 이용하는데, 보안에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도 6개월마다 비밀번호 변경을 요구받아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법령상 개인정보 취급자는 반기별 1회 이상 비밀번호를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3월 21일부터 4월 20일까지 접수한 ‘황당규제 공모전’을 통해 총 932건의 제안을 접수받았으며 이 중 10건을 우수 제안과제로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국조실은 소관 부처의 1차 검토와 국조실 조정 및 전문가 심사를 거쳐 규제개혁위원회를 통해 우수과제 10개를 최종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국조실은 우수 제안과제는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황당하고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는 규제 ▲실제 현장을 반영하지 못하는 현실과 괴리된 규제 ▲부처 간 법령이 맞지 않아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규제 등이 중점적으로 선정됐다고 부연했다.
우수 제안과제 10개는 ▲아동급식카드 봉투 구매 허용 ▲청소년증 사진규격 타 신분증과 통일 ▲법령간 반려견 목줄 착용의무 통일 ▲개인정보취급자 비밀번호 변경의무 완화 ▲고령자 운전면허 대리반납 주민센터 허용 ▲장애인등록 없이도 아이돌봄서비스 장애아동 지원 ▲특수건강진단 검사 규정 현실화 ▲통신판매업 신고증 재발급 온라인 허용 ▲외국인 전입세대확인서 발급 ▲기존주택 처분 전 농촌주택개량사업 융자 지원 등이다.
보건복지부는 아동급식카드로 종량제 쓰레기봉투 등 봉투 1장은 살 수 있도록 지자체 의견을 수렴해 올해 하반기 중 매뉴얼을 개정할 계획이다.
여권이나 주민등록증을 신청할 때 내야 하는 사진 규격은 가로 3.5㎝, 세로 4.5㎝인데 청소년증 사진 규격은 가로 3.5㎝, 세로 4㎝여서 사진을 여러 번 찍어야 하는 문제가 제기돼 여성가족부가 기준 통일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동물보호법상 3개월 미만 반려견에 한해 목줄 착용의무에 예외를 두는 조항을 공원녹지법에도 도입할 계획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올해 하반기 중 산업계와 전문가 의견 수렴 후, 인터넷 포털사이트 개인정보 취급자들이 반기에 한 번씩 비밀번호를 바꾸게 돼 있는 ‘개인정보의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 기준’ 규정에 대한 개선 방안을 살펴보기로 했다.
정부는 우수 제안과제는 법령 개정, 제도 개선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우수 제안과제에 포함되지 못한 과제에 대해서도 정책화 가능성을 검토해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국조실은 오는 13일 오전 9시부터 22일 오후 6시까지 정부 ‘황당규제 포털( www.황당규제.com) ’에서 이들 제안 10건을 두고 국민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우수 제안과제는 국민의 온라인 투표로 최종 순위가 결정된다. 아울러 투표 참여자에게도 추첨을 통해 경품이 제공될 예정이다.
김종석 규제개혁위원장은 “정부가 어려운 경제환경 하에 기업활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규제개혁을 추진하는 것 못지 않게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불편한 규제를 해소해나가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책무”라며 “앞으로도 규제개혁위원회는 ‘황당규제 공모전’과 같이 국민을 위한, 국민이 중심이 되는 다양한 규제개혁 시도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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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선 기자 다른기사보기